갤럭시20에서 아이폰 16프로로 갈아탄 후기 – 불편한 심경

(좌) 아이폰16프로 1테라와 4년이상 사용중이었던 갤럭시20 (우)

이번에 폰을 옮기면서 가장 큰 실수는 카카오톡 백업 문제였다. 예전처럼 카카오톡을 새폰에 설치해도 예전 폰에 사진, 영상과 같은 멀티미디어 자료가 남아있고 그것을 열어볼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래서 굳이 톡서랍 서비스로 돈들일 필요 없을것 같아 카카오톡 백업 옵션 중, 미디어 말고 텍스트만 하고 선별적으로 천천히 백업하려고 했는데 카톡은 기본적으로 한 폰에서만 구동이 되는것이었다. 그래서 새 폰에는 백업해둔 text자료와 서버에 남아있는 최근 며칠짜리 이미지들만 구현이 되고 구폰의 카카오톡에 남아있는 미디어는 열어볼 수는 없는 것이다. 다시 구폰에서 카카오톡을 인증한다고 해도 기존 자료는 삭제되고 다시 백업자료만 가져오니 방법이 없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포렌식복구를 전문업체에 맡겨 할 수도 있다고 하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할 일은 아니라 포기하기로 했다. 과거를 언제나 지우지 못 하는 나의 지지부진함을 강제로 포맷해주나 싶기도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약간의 위로라면 PC 카카오톡을 켜둔 채로 주고받은 자료는 썸네일이라도 남아있을 확률이 있다는 점. 카톡 외 라인, 은행, 증권 등 보안이 중요한 어플들은 모두 한 폰에서만 구동이 된다.

타이핑 반응도와 정확도 는 아이폰이 훨씬 좋은 것 같다. 아이폰-갤럭시-아이폰 순으로 나는 폰을 사용해 왔는데 이유는 몰라도 갤럭시를 쓴 이래 줄곧 나는 오타가 많이 났다. 그리고 디자인 뿐만 아니라 어플을 구동되는 액션과 반응속도 같은 것은 애플 특유의 세련됨이 느껴진다. 그리고 글씨체가 정갈한 느낌이다. (꽤 주관적인 판단이겠지만)

또 내가 쓰는 OK캐시백 오락어플은 갤럭시에서는 홈잠금 락기능을 써야했는데, 아이폰은 락기능을 쓰지 않아도 만보기 등으로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었다. 또 이게 과연 좋은점인지 불편한 점인지 모르겠지만 차량에서 블루투스 연결된 상태에서 전화가 왔을때 갤럭시는 차량으로 음성출력이 기본값이었던것 같은데 아이폰은 보안때문일까 폰수화기가 기본 값이라 내가 매번 차량을 선택해야 핸즈프리로 통화가 가능하다. 물론 설정값을 바꾸면 가능한 일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디폴트 값이 그러다 보니 좀 불편하다.

또 재미난 점은 갤럭시에서 인스타는 인스타 영상이 재생되면 듣던 음악이 멈춰졌는데, 아이폰은 음악과 영상음악이 동시에 재생된다. 또 카톡보이스톡의 경우 갤럭시에서는 유선전화 부재중전화에 표시가 안되었는데 아이폰은 그것도 표시해준다.

대한민국에 살면서 삼성페이에 한번 익숙해졌다면 아이폰은 편의적 측면에서 결코 이길 수가 없다. 4년간 삼성페이에 익숙해진 나는 아이폰으로 바꾸고 며칠 간 결제를 해야 할 순간에 손에 카드가 없어 불편한 적이 많았고 특히 주차비 정산에서 몇 번 당황을 해야했다. 애플페이는 아직 삼성페이 만큼 상용화되지 않는 것으로 보여서 현재 가장 아쉬운 기능이다.

아이폰에서 갤럭시로 넘어올 때 어플 동기화율 갤럭시 to 아이폰 동기화율이 상당히 떨어졌다. 생각보다 수동으로 다시 받아야하는 어플들이 많았다. 또 고속버스터미널 예매 어플에 내 아이디로 로그인을 해도 등록해둔 카드 내역이 다 사라져 다시 등록을 해주어야 했다. 구체적인 예시는 제시가 어렵지만 어떤 사이트는 비번을 넣을 때 부분수정이 안되고 아이폰에서는 다 지워지고 처음부터 입력해야해 그 또한 불편했다.

주말마다 하는 운동을 찍어서 녹화하기로 편집을 즐겨하는 나에게 갤럭시는 정말로 최적의 조건이었다. 아이폰 녹화는 3초 카운팅 후 시작하고 갤럭시보다 구동이 느리게 느껴진다. 또 갤럭시는 유튜브를 보면서 카톡을 동시 실행하거나 은행일을 보면서 네이트온 답장을 하는 멀티태스킹이 분할기능을 통해 가능했는데 아이폰은 (현재까지 내가 알기론) 안 되는것 같다. 이 또한 설정을 바꾸면 되는 일이라 해도 꽤 불편하다.. 무엇보다 통화녹음이 24년 들어 이제야 되지만 상대에게 알림이 간다는 통화중 녹음기능도 갤럭시가 주던 엄청난 편의기능이었다. 업무적으로 중요한 정보이거나 상담정보같은 것은 굳이 상대에 알리지 않고 음성기록이 필요한 순간이 많아서 유용하게 쓰고 있었다.

갤럭시에서 ‘폴더’로 불리던것이 아이폰은 ‘앨범’. 신기한게 갤럭시는 폴더 안 사진이 다 없어지면 자연히 폴더도 없어지는데 아이폰은 사진은 0개여도 앨범공간은 남아있다. 어떤것이 합리적 결정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일단 삭제에 앨범삭제가 따로 있는 것이 번거롭게 느껴졌다. 갤럭시의 뽀얀 색감의 느낌과 달리 아이폰은 꽤 사실적인 묘사로 셀카의 환상을 많이 깨주었다. 사람들은 왜 아이폰이 사진이 잘나온다고 하는 것일까? 아웃포커싱 기능때문인가? 나는 인물사진은 갤럭시가 훨씬 잘나온다고 느껴진다. (색감적 측면에서) 손바닥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능도 얼마나 유용했는지 모른다. 아이폰이 좋은점은 디폴트 값으로 홈화면에 사진을 랜덤으로 보여줘서 조금 더 감성적으로 과거를 추억하기에 좋은 것 같다. 그래서 내 회사 동료는 나의 과거 사진이 가끔 등장해서 과거를 추억한다고 말했었나보다.

난 무조건 지문이 편했다. 얼굴인식은 인식 실패율이 높고 문제는 어두운곳에서는 인식율이 현저히 떨어지는다는 것이다. 얼굴은 각도가 중요한데 지문은 사실 반응속도가 굉장히 빨랐다고 생각된다. 이 부분이 은행, 메신저 어플을 쓰는데 꽤 불편함으로 느껴진다. 이 또한 주관적 의견 같다. 아이폰만 쭉 써온 누군가는 얼굴인식이 훨씬 편하다고 했으니.

갤럭시를 쓰면서 좋았던 것 중 하나는 멜론으로가 등록된 음악을 들으면 특정 가사 구간을 뛰어넘어 들을 수 있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아이폰은 가사는 나오지만 특정 가사부분을 재생은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어려운 랩을 따라부를 때 가사 하나하나 따라해보던 나만의 귀여운 취미를 할 수가 없다. ㅎㅎ

써놓고 보니 아이폰으로의 이동이 매우 불편하고 부정적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래도 4년 된 폰 보다는 확실히 새폰이 좋은건 부정할 수 가 없다. 특히 이번에 나는 1테라의 대용량을 택했으니 용량이 주는 편의를 무시할 수가 없다. 폰을 옮기면서 새삼스레 든 생각은 역시 새로운경험은 언제나 유의미하고 뇌에 신선한 자극을 준다는 점. 현재가 언제나 최고는 아니라는 점. 아이폰을 쓰며 폰 디스플레이에 터치하는 손동작 자체가 달라진 스스로를 보며, 전세계인들이 사랑하는 이 기기를 제대로 즐겨보자 다짐해 본다.

재테크 찬양론 – 주식과 비트코인, 그리고 부동산

30대 중반이 되도록 돈의 속성과 중요성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나. 한 때 더 좋은 대학교를 가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면 지금은 돈에 늦게 눈을 뜬 것이 더 후회가 된다. 타고난 문학도(라고하기에는 독서량이 너무 형편없지만)라서 좋은 글을 읽고 쓰거나 옮겨 말하는 것이 마냥 좋은 사람으로 돈을 직접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속물적인 일이라고 생각했다. 돈은 교환가치를 지닌 수단일 뿐, 얼마를 더 벌고 덜 벌고는 중요한 일은 아니라 생각했다. 그런데 왜 서른 중반에 들어 내 생각이 바뀌었을까? 그것은 당연하게도 세월이 흐름에 따라 경제적 안정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 때문이다. 20대는 개인의 건강, 직장, 미래에 대한 고민보다도 현재의 즐거움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시기다. 게다가 보통은 부모님과 함께 거주를 하니 오롯이 내 삶을 경영하지 않아도 살아지는 나이다. 그러나 삼십대 중반이 되면 하나 , 둘 삐걱거리는 신체도 생기고, 직장에서의 나의 입지와 직장 자체의 안정성에 대해 고민이 시작된다. 독립이라도 하면 부모님이 해주던 것을 내가 다 해야하니 삶이라는 과실의 단물은 다 빠지고 쓴 부위를 먹게 되는 것이다. 나도 삶이 그렇게 재미 없어지기 시작할 때, 갑자기 관심지수가 반등한 것이 바로 ‘돈’ 이다.

회사의 나와 동갑내기 산책메이트는 일찍이 재테크에 눈을 뜬 사람이었다. 2020년 코로나 직후 나에게 산책시간을 이용해 주식 청약을 전파한 그 덕분에 나는 아파트청약보다 훨씬 간단한 주식청약을 해보았고 작은 돈이지만 2배까지 벌 수 있는 이 수단이 신기하게만 느껴졌다. 그리고 자연적 수순으로 일반 기업 주식과 테슬라 열풍이 불던 때라 미국주식까지 입문하게 되었다. 이 좋은 것을 왜 나는 이제 알았나 싶어 가족들에게도 전파해서 40대 후반의 이모와 인터넷 쇼핑도 잘 못하는 우리엄마도 주식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 해에 가상자산도 붐이 일어 가입하면 5천원을 준다는 비트코인까지 입문했으니 경제적으로 아주 큰 걸음을 내딛은 해다.

재테크계의 성공한 인물들인 존리, 워렌버핏 같은 사람들이 항상 주식을 꼭 해야한다며 투기 대신 투자를 하라고 한다. 흔히 말하는 ‘단타’는 주식의 핵심이 아니고 좋아하고 믿을 만한 기업에 오래도록 투자하면 무조건 성공한다고 한다. 내가 주식 입문 초기에 했던 것은 투기였다. 청약 특성상 상장 날 대부분은 많이 오르니 단기에 큰 성과를 느낄 수 있었고, 밤이면 시작되는 미국주식과 24시간 운영되는 비트코인 역시 변동폭이 크니 도박같은 성격이 있다. 낮에는 국내주식, 저녁에는 미국주식 그리고 24시간 비트코인. 한 달 정도 해보았을까 큰 돈도 아니었는데 처음 해보는 ‘돈놓고 돈먹기’에 정신이 팔려 정상적인 삶이 영위되지 않았다. 돈보다 귀중한 안구건강과 정신건강을 잃게 생겼는데, 심지어 그 걸린 돈이 엄청난것도 아니고 비트코인의 경우 5000원 손실이었다. 그런 스스로의 모습을 보고 갑자기 어이가 없어서 한동안 이미 묻어둔 돈들은 놔두고 주식을 떠났다. 역시 재테크는 있는 놈들이 하는거라고 하면서…

그러다 어느 날 연말정산에 생각보다 많이 돌려받지 못하는 세금이 많음을 깨닫고 오래도록 미뤄왔던 연금저축에 가입했다. 그리고 퇴직연금 운영 현황을 우연히 들여다보고 내 손으로 직접 상품변경도 해봤다. 회사를 오래 다니니 꽤 쌓인 금액이 크고, 큰 금액이 버는 돈은 그 규모도 점점 커지니 갑자기 즐거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연금저축을 통해 사람들이 입을모아 찬양하는 미국 지수 추종 ETF를 사보니 때 되면 분배금 들어오고 안 할 이유가 없는 것이었다. 그러니 갑자기 미국 주식이 생각났고 다시 들어가 이제는 배당금 종목을 사 3개월에 한 번 씩 배당 문자를 받아보고 있다. 그간 고금리 시대였으니 조금 긴가민가했지만 이제 금리도 내려가 투자 해볼만 하다. 늘 현재를 살기에 미래를 준비하라는 엄마말씀을 귀기울이지 않았는데 이 또한 더 빨리 시작하지 않은 것이 후회될만큼 만족하고 있다.

그리고 회사에서 대표님이 직원들을 모아두고 비트코인의 가치에 대해 재평가를 하셨다고 말씀하셨다. 미국 유학중인 당신 아들이 중고거래를 비트코인으로 하는것을 보고 가상자산의 유통성에 대해 신뢰를 갖게 되었으며 연구를 해보고자 한다는 말씀. 일리가 있어보여 비트코인도 조금 사봤다. 현재 비트코인은 아주 소액 투자지만 10%의 수익을 올렸다. 오지 않은 미래지만 정말 미래에 상용되는 거래수단이라면 나도 하나쯤은 갖고 있고 사용법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는데, 초반의 투기의 자세가 아닌 수년의 롱런의 자세로 접근하니 마음이 편해 오히려 더 잘되는 느낌이다. 이제야 비로서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 돈을 내가 다 잃을지라도 내가 재테크를 아무것도 모르는 것 보다는 이렇게 안다는 것의 가치가 수익 그 이상이 가치가 있다고 말이다.

부자아빠와 가난한 아빠 , 부자의 그릇 , 현명한 투자자 , 부의 추월차선 과 같은 유명하다는 책들도 들춰보았고 그들은 한결같이 같은 메시지를 던진다. 돈에 관심을 가지고 투기하지말고 투자를 하라고. 책을 읽는다고 돈을 바로 버는 것은 아니고 그런 철학이 직접적 수익과 관련이 있는 것 같지도 않다. 다만, 건강한 재테크관을 가지게되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금융문맹이 아직도 너무 많다는 대한민국에 적어도 내 주변 지인들은 꼭 이 즐거움을 알았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에는 SNS 마케팅으로 어떻게 수익창출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열심히 공부중이다. 주식만큼 가시적으로 큰 수익을 가져다주지는 않는 것 같지만 , 이 또한 유투브 , 인스타그램, 틱톡의 홍수속에 살아가는 요즘 시대에 꼭 알아야할 경제인듯 하여 수익성과 무관하게 즐거움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다. 글쓰는 것에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나 같은 사람에게 괜찮은 부수입을 가져다줄 수 도 있지 않나 싶다. 그리고 그 몇 년 전에 이미 이러한 경제를 이해하고 SNS 관리를 열심히 하던 친구, 동생들 남편을 떠올리며 그들을 대기업다닌다던 다른 남편들보다 훨씬 똑똑한 사람이라고 인정하기 시작했다.

사실 이렇게 몇 년간 소박한 재테크를 해본 결과, 역시 사람들이 왜 부동산을 하는지 알것 같다. 주식과 비트코인의 변동성은 아무래도 아무리 장기적 관점을 가진 자라도 계속 보게 될 수 밖에 없는데 부동산은 일단 대부분은 오르게 되었고 그 오르는 폭이 훨씬 다른 것보다 크고 일단 사두면 불로소득의 끝을 보여주니까 말이다. 현재로선 뇌의 용량에 한계가 있으니 아직 부동산까지는 들여다보지 못하고 있는데 이제 나에게 다음 투자처는 부동산이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며칠간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나의 소박한 비트코인, 테슬라가 빨간불로 돌아섰음에 조금은 이기적인 즐거움을 느끼며 오늘은 재테크의 중요성에 대해 남겨본다. 포인트테크에 중독된 우리엄마도 퇴직연금 ETF로 소박한 수익을 남기고 나에게 이은혜를 잊지 않겠다는 문자를 남겼으니 –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꼭 ‘투자’ 해보길 권한다.

[영화후기] It ends with us 우리가 끝이야 -가정폭력에 대하여

주인공 Lily 의 끈적한 썸이야기로 시작한 영화. 예고를 통해 대략 내용을 알고 있었음에도 남자주인공의 폭력성이 드러날 때 깜짝 놀랐다. 역시 폭력이란 우리에게 그런 것이다. 예상이 되어도 놀랍고 두려운 것. 과거 회상에서 삶에 희망이 없던 외톨이 소년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고 그에게 사랑을 느끼고 아버지의 폭력에 의해 이별을 겪어야 했던 Lily의 아픔.. 그리고 현실에서 아버지와 같은 폭력성을 숨긴 남자친구를 만나게 되어 (그도 그 나름의 또 사정이 있었지만) 결국 이별을 택하고 어린 시절 남자친구와 다시 관계를 이어가는 이야기.. 너무나 사람 좋게 생긴 구 남친, 그리고 마치 용서를 할 것 같았던 분위기에서 단호하게 난 이혼을 원한다고 선언하는 릴리 – 그 결정이 나에게는 약간의 반전이었다.

특히 우리 부모세대들은 어려서부터 육체적이지 않더라도 우리는 얼마나 가정이라는 울타리 내에서 많은 폭력을 감내해야했던가. 특히 여자인 신분으로 나의 가족들은부끄러운 과거라 생각해 입에도 올리기 싫어하지만 나는 초등학교 때 우리 외할머니가 할아버지에게 구타를 당한 후 딸 집에 며칠 간 피신을 와서도 그의 식사를 걱정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지켜봐야했다. 나 역시 폭력을 멈춘 상태의 할아버지에게는 언제나 애정과 연민을 느끼곤 했다. 사람이 아니라 ‘술’ 이 문제라고 말하면서. 그리고 그 시대에 가장들이 꽤 흔히 행사했던 그 간헐적 폭력들은 그들이 동시에 지니고 있는 인간적 외로움 같은 것들을 이유로 쉽게 면책을 받곤 했다. 나 역시 ‘사실’ 임에도 이러한 내용을 기술하는데 있어서 마음의 큰 가책을 느낄 만큼 할아버지에 상당한 애정을 갖고 있는데, 그가 이 세상을 떠나던 날의 기억이 내 평생의 가장 가슴 아픈 순간 중 하나로 남아있다는 것이 바로 그 근거다. 이렇게 폭력과 사랑이 가슴 양쪽에 동시에 존재하는 관계도 있지만 폭력이 모든 애정을 다 지워버릴 만큼 깊은 자국을 남기는 관계도 있으니 이 소설과 영화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는 것 같다.

사실 좀 웃긴 얘기지만 나에게는 앤딩 크레딧에 흘러나온 노래가 이 영화 최고의 수확이었다. Love the hell out of you – 널 미치도록 사랑해 . 엄청난 호소력을 가진 Lewis Capaldi의 목소리가 심금을 울리며 너가 원하는게 천국이라면 내가 그걸 가져다준다는 구시대적인 거짓부렁에도 자꾸 귀에 맴돌만큼 너무 좋아 노래 끝까지 듣고 서야 극장을 나왔다. 마지막 구남친이 노랫말처럼 삶의 모든 고난을 대신 받아들여주고 다시 릴리의 삶에 봄을 찾아준 그 사랑과 이 노래의 감정이 맞아 떨어져 감동스러웠다. 블레이크라이블리도 시나리오를 받기 전까지 이 작가를 몰랐었다지만 젊은 여성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는 이 논란의 작가의 책을 조만간 사서 읽어봐야겠다.

열정의 살사클럽을 다녀오다 -홍대보니따

리듬감도 제법있고 어릴때 부터 방송댄스 따라하기를 즐겨 했던 나에게 언젠가는 나도 스트리트우먼파이터에 나오는 댄서들처럼 무대에서 멋진 퍼포먼스를 해보고싶다는 작은 꿈이 있었다. 특별한 약속이 없던 금요일 저녁, 멕시코인 지인이 홍대에서 가끔 간다는 살사클럽을 방문할 계획이라는 말을 듣고 급 번개를 잡아 하필(?) 할로윈 무드가 피크를 찍던 10월의 금요일 홍대 거리를 만끽할 수 있었다. 섹시하고 역동적이며 열정적인 남미의 춤이라는 것 정도가 살사에 대해 알고 있는 전부라 일반 클럽이 아닌 이 곳은 어떤 분위기일지 갑자기 무척 궁금했다.

새벽까지 즐겁게 즐길 작정으로 집이 먼 지인은 홍대에 호텔을 잡았고, 일을 막 끝내고 온 옷차림이라 저녁식사를 마치고 호텔방에 가 옷을 갈아입겠다고 했다. 호텔에 올라가 옷을 바꿔 입을 동안 기다렸는데, 아주 화려한 드레스에 빨간 립스틱을 바르고 큰 귀걸이를 착용한 그녀의 진지한 드레스 코드 앞에 또 다른 한 명의 지인이 나에게 ‘너 면바지 뭐냐’ 했던 말이 떠올라 조금 민망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그 공간에 중심에 있지는 않을테니 뭐 대수인가 싶어 가벼운 마음으로 장소로 향했다. 이태원참사로 인해 경찰과 119 인력이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을 대비하여 지하철 입구 근처에 배치되어있었다. 연인, 동창, 동료로 보이는 많은 무리들의 흥분된 금요일 저녁의 만남이 홍대의 큰 거리들을 꽉 채우고 있다. 목적지는 홍대에서 평소 집을 가기위해 타던 마을버스 정류장 바로 근처에 위치해 있었다. 이름은 보니타(Bonita).

클럽 보니타 내부 바 모습

건물 지하로 내려가니 입장료는 현금 10,000원, 카드는 11,000원. 음료교환권을 주는데 알코올은 종류마다 다소의 추가 비용을 받고 무알콜, 탄산, 물 같은 것을 티켓을 내면 무료로 마실 수 있다. 라틴 음악이 크게 흘러나오고 거의 대부분 남녀가 쌍으로 이뤄진 커플들은 댄스무아지경이다. 직접 내 두 눈으로 처음 보는 광경에 다소 어리둥절하고 어색하고 공간은 약간 답답하게도 느껴지는데 곧 적응하고 나니 그제야 춤사위들이 눈에 들어온다. 우선 음악이 크기도 하고 당장 춤을 출게 아니니 안으로 깊게 들어가 마련된 허름한 바 공간에서 각자 취향대로 음료를 마시면서 우리는 담소를 나누었다. 할로윈 특별 이벤트로 춘리, 해골 등 각종 특이한 분장을 한 사람들이 하나 둘 나타나고 모두 흥분된 분위기다. 바텐더(?)라고 해야하나, 음료를 판매하는 직원들은 모두 진한 메이크업에 조금 야한 복장을 착용하고 있다.

다른 한명의 지인과 나는 호기심으로 이 곳을 왔지만 , 멕시코인 지인은 춤을 즐기러 왔으니 무대로 다시 나가 그녀가 춤을 추는 것을 구경하기로 했다. 춤에도 도가 (무도?ㅋㅋ) 있는지 매 곡마다 사람들은 파트너를 정하여 자유스러운 분위기속에서 춤을 췄다. 오래지않아 멕시칸 친구는 춤 파트너를 만나 춤을 추었는데 자연스럽고 능숙한 스텝이 꽤 멋지고 보는 재미가 있다. 한 곡이 끝나니 이번에는 조금 나이가 있으신 분이 춤을 제안하는데 , 솔직히 움직임이 단선적이고 유연하지 못해 자칫 지인을 다치게 할 것도 같았다. 실상 그의 미숙한 리듬을 그녀가 다 맞춰주고 있는 느낌. 후일담을 들어보니 살사에 대해 한 수 가르치려한 그에게 그녀는 “나 멕시코사람이다. 나에게 살사를 논하지 않아도 된다.”고 응수했다고. ㅎㅎ 그런데 다음 곡으로 넘어가고 복장부터 올블랙 스판셔츠와 약간의 나팔바지를 입은 비범한 남자 파트너를 만난 그녀. 첫 춤 사위부터 예사롭지 않다. 훨씬 커진 동선과 조금 더 끈적해진 눈빛교환, 약속하지 않았지만 물흐르듯 흐르는 호흡. 자유로운 표현인듯 보이지만 살사도 어떤 정해진 스텝 등 동작이 있다고 하던데 그래서 인지 이 두 고수들은 꽤 오래된 커플처럼 너무나 예쁜 리듬으로 춤을 추는 것이다. 정말 신기했다. 남녀가 눈이 맞았으니(?) 줄곧 계속 추지 않을까 예상할 때 쯤 그들은 또 미련없이 각자의 파트너를 찾는다. ‘춤바람’이라는 단어가 생각날만큼 살사의 건전성에 대한 다소의 의심이 있던 나에게는 꽤 신선한 광경이었다. 다른 커플들도 마찬가지로 추파를 던진다는 느낌보다는 (물론 일부는 내적 추파를 던졌겠지만) 정말 춤 자체를 즐기는 느낌이다. 이 건전한 몰두가 꽤 멋있어보였다.

드레스코드부터 예의가 없는 나는 줄곧 복도의 가에 서서 팔짱끼고 신기한 것을 처음 보는 사람처럼 구경을 하고 있었는데 어떤 어르신이 오셔서 귓가에 조용히 “춤은 안추고 구경왔나봐”라며 배우라고 권하신다. 딱 봐도 춤을 출 마음이 없는 내모습 이었나보다. ㅎㅎ 나의 또다른 지인은 멕시칸 친구에게 한 수 배우겠다며 한 곡을 추었고 , 나에게도 해보란 제안을 하였지만 나는 구경꾼모드를 해제하는 순간 원치 않는 낯선 사람과 춤을 추게 될 상황, 혹은 거절을 해야할 상황이 부담스러워 극구 사절했다. 오늘은 보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경험이었으므로. 11시를 향해가는 시간도 한 몫을 했으리라.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우리는 서로의 집으로 귀가를 했고 , 멕시칸 친구만 남아 마저 살사댄스를 즐겼다고 한다.

신경학을 공부하는 필라테스 강사 내 사촌동생이 언제나 힘주어 강조하는 말은 “뇌는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 나이가 들 수록 새로운 것을 접하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을 꺼려하거나 기회 자체가 적어지는데 그날은 그런 면에서 아주 신선하고 재미있는 추억을 남겼다. 무엇보다 살사의 건건성을 내 두눈으로 확인했고 , 다음번에는 낯선사람과의 춤보다는 친근한 다수의 멤버들과 마음 편하게 한 번 즐기러와도 좋겠다 싶다.

[여행이야기] 어떻게 나이들것인가? 뉴멕시코 여행, 그 의외의 소감

24년 10월 초, 3일이나 되는 공휴일을 끼고 다녀온 미국여행. 주로 머물렀던 뉴멕시코와 애리조나 홈스테이에서 느낀 점 의외의 포인트다. ‘어떻게 나이들 것인가?’

이번 여행이 특별했던 이유는 친구가 미국 현지인 집에서 하숙 중인데 지역적으로 대도시가 아닌 자연친화적인 곳인 점 , 그리고 집 오너들이 70세 이상의 여성이라는 점 덕분에 은퇴 후 전원적인 삶에 대한 미리보기를 조금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직 삶의 고단함과 한창 전쟁중인 중년의 눈에는 여유롭고 넉넉해 보이기만 한 그들의 삶인데, 그들도 그들 나름의 경제적 고민은 -연금, 생활비, 정치변화 등- 많다고 한다. 하지만 다닥다닥 붙은 이웃들과 하늘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집에서 살아가는 서울의 삶과는 너무나 상반된 이들의 생활공간을 보니 공간이 얼마나 인간의 사고를 제한하는지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이렇게 드넓은 공간에 자연과 동물 뿐인 곳에 서 있자니 정말 만감이 교차했다. 자연이 얼마나 소중하고 가치있고 교훈적인지 그 존재감에 연신 나는 감탄했다.

40살이 되도록 엄마와 동거하며 엄마가 부재한 날은 라면먹는 날인 철부지에게 이 명 문구는 던지는 메시지가 크다.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다. 정성스레 잘 차린 음식을 먹는 사람과 인스턴트를 먹는사람은 존재 자체가 달라진다는 것인데 내 세포를 구성할 원료가 되는 음식에 나는 너무 정성과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을 두 집주인분들을 통해 알았다. 냉장고에는 저렴한 월마트 음식은 찾아보기 힘들고 거의 대부분 Sprout 같은 오가닉 전문 마트에서 온 음식들이었다. 계란 하나도 신경써서 몸을 챙기는 두 70대 여성을 보면서 장수를 위해서라기보다도 세상에 단 한번 사는 나를 위해 조금 더 정성스레 차려진 음식을 섭취할 필요가 있다는 그간 해보지 않은 생각을 했다. “언제나 라면의 가치가 평가절하 되어있다”고 울부짖는 <콩나물, 오뎅라면의 전문가> , 우리회사 대표이사님이 들으시면 하실 말씀이 많겠지만 .. 물론, 맛탕 쉽네 하고 고구마를 썩힌 나는 아직도 갈 길이 요원하다.

난 cat person. 그런데 이번에 여행 중 체류했던 두 집 어머님 모두 유독 크기가 큰 개들을 1, 2마리씩 키우셨고 삶의 패턴과 양식이 ‘가장 소중한 가정의 일원’인 강아지들에게 맞춰져 있었다. 산책은 당연하거니와 그들과 끊임없는 대화와 교감을 하는 주인들을 보며 세상에서 가장 loyal한 가족으로서 강아지의 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 처음 본 나에게조차 무한한 애정과 관심을 표해주는 이 강아지들의 건강한 흥분은 내가 이미 어릴 때 잃어버린 순수한 호기심에 대한 향수도 불러일으켰다. 내 양말에 침을 흥건하게 묻혀 이리저리 뒹굴거리도록 내버려둔 장난은 좀 당황스러웠지만 해가 뜨기 전에 선선한 공기 속에 강아지의 이끌림에 따라 집앞 공원을 산책하는 애리조나 거주 70대 여인의 아침은 평화로운 즐거움 그 자체였다.

밤늦게 공항에 착륙하여 집에 자정에 가까운 시간에 도착했을 때, 집 주인이 나를 위해 배정해준 침실이 너무 예뻐 감동스럽기까지 했다. 앤틱한 미국식 높고 푹신한 침대도 그렇지만 벽에 걸린 너무나 어여쁜 그림과 포스터들, 멋스럽게 침대조명아래 놓인 몇 권의 책들. 다음날 날이 밝아 제대로 집 전체를 돌아보았을 때, 집에는 정말 수많은 그림과 장식품들이 놓여져있었다. 복도, 테이블, 장식장, 오피스공간, 부엌 어디랄 것 없이 모두 예술이 없는 공간이 없었다. 동양적인 자기들, 인디언문화가 깃든 소품들, 독특한 그림과 고급진 장신구들.. 집값의 부담으로 생활 수납공간을 마련하기에 바쁜 현대인의 눈에는 다양한 국가와 지역에서 온 이 모든 것들의 은근한 조화가 ‘아름답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예술적 안목을 가진 사람의 큐레이팅은 이런것인가? 무언가 삶의 치열한 전쟁을 마치고 나면 , 나도 언젠가 이런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을까? 라는 그동안 해보지 않은 생각의 영역을 경험했다.

또 하나 잊지 못할 추억은 바로 밤하늘의 별. 인간의 육안으로 큰 노력 없이 이렇게 많은 별을 볼 수 있단 말인가. 한국에서는 산골짜기 정도 들어가야 별이 보이니 , 별을 좀 보고있자면 등골이 오싹하여 무서움증이 들어 숙소로 바로 들어가곤 했다. 그런데 이곳은 사방이 탁 트여 아무것도 없고 별빛 뿐이다. 내가 방문한 시기의 문제일까? 아니면 지역적인 문제일까.. 이유는 모르지만 이 곳은 달이 높게 뜨지 않고 빨리 지고 밤하늘엔 온통 별 뿐이었다. 달이 없거나 작은 날 별이 밝다고하지 않나. 20년도 전부터 줄 곧 나에게 밤하늘의 별자리는 가장 쉽고 익숙한 북두칠성과 오리온 뿐이었다. 그런데 이 곳에 오니 그들이 정확히 어떤 별자리 사이에 있고 둘이 천구에서 어떤 위치에 존재하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가 있었다. 그저 조용히 바람소리에 귀기울이며 그 달만 쳐다보고 있어도 전혀 다른 세상에 와있는 느낌이다. 다른 행성들과 달리 이런 별들은 정말 수 십, 수 천, 수 만 광년 떨어진 곳에서 온 빛을 본다는 것이고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우리는 그 별의 무수한 기간 전의 과거를 보는 것이며 현재 그 별의 운명은 어떠한지 알 수 없다는 불길하고 슬프기까지 한 사실. (과학아, 정말 그러니? 난 듣고도 이게 사실인지 믿겨지지가 않아 ㅋㅋ얼마나 먼거리면 그런거야 ?) 별자리를 쉽게 알려주는 어플의 도움을 받아 이제는 제법 별에 대해 아는체를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제목처럼 나는 이번여행을 통해 나이듦에 대한 생각자체를 조금 바꾸었다. 육체적 노화의 슬픔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나에게 여전히 50, 60대는 조금 부정적인 기운을 지울 순 없을 것 같다. 그러나 70대는 이제 나에게 진정한 육체적 정신적 평화를 누릴 수 있는 나이로 느껴진다. 물론 현실은 그때가 된다면 병마와 지겨운 싸움을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여행을 하기 전 부정과 불안으로만 가득했던 나의 노년에 대한 이미지는 이로서 다소의 긍정적 선회를 했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친절히도 방 한켠을 내 준 집주인에게 남기고 온 편지에도 이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했다. 그런 노년을 만들어가려면 지금을 충실히 살아야한다는 당연한 다짐도 함께 해본다. 잘 벌고 , 잘 자고, 잘 놀자.

[여행이야기] 캘리포니아와 LA 한인타운

LA, San Francisco와 같은 대도시를 포함하여 아름다운 해변도시를 자랑하는 캘리포니아. California Dreaming이라는 노래를 떠올리면 다소 쓸쓸한 느낌도 들지만 , 역시 캘리포니아는 눈부시도록 맑은 하늘과 멋진 해변 연중 온화한 날씨가 떠오른다. 국외 첫 여행을 유럽으로 끊고 호주, 동남아를 다녀온 후 제법 해외여행의 물이 좀 든 후에 미국에 첫 발을 디딘 것은 2017년 LA지점 출장 때였다. 미국 출장이 설레면서도 막상 일을 하러 온 일정이니 주말을 이용해 샌프란시스코와 그 안의 소살리토(명백히 첨밀밀3의 추억때문)를 다녀온 주말여행을 제외하고는 크게 인상깊은 기억은 없었다. 내가 좋아했던 헐리우드 영화의 단골배경은 언제나 샌프란시스코였으므로 금문교를 보고 소원을 풀어서였을까, 미국은 언제나 내 여행희망지의 후순위였다. 그렇게 미루고미루던 미국여행을 마음먹고 하게 된 것은 태산이 되어버린 나의 티끌마일리지 유효기간의 도움이 있었고 결정적으로 자기 표현의 ‘뉴멕시코 촌구석’에 사는 친구를 보기 위해서였다. 수식어는 촌구석이지만 광활한 자연을 배경으로 멋진 사람들과 귀여운 개들과 제법 삶을 멋드러지게 사는 자기 삶을 꼭 보여주고싶어했다. 여성으로선 드문 직업인 파일럿인 그녀가 평소 flight instructor로서 타는 작은 경비행기를 태워주고 싶다는 수요없는 공급도 있었다. 그래서 이번 여행자체는 10여일간의 일정 중 거의 뉴멕시코와 애리조나주에서 대부분을 보내고 캘리포니아는 출국 일정 마지막 이틀정도를 보내는 것이 다였다. 분명히 인상깊은것들은 미서부 내륙여행이었지만 (이부분들은 나중에 포스팅을 또 하겠지만) 글로 표현해내기에 넘치는 것들은 역시 캘리포니아에서의 기억들인것 같다.

LA 다운타운의 여행객으로 가득한 거리 (명예의 전당 근처)
야자수와 고급샵과 차량이 많은 배버리힐스 근처

산에 걸린 헐리우드 간판, 명예의 전당에 찍힌 배우들의 손, 귀여운 여인의 촬영지였던 베버리힐스를 내 눈으로 보고 내 코로 맡을 수 있는 L.A.는 그야말로 흥분의 도가니였다.

미서부 내륙사람들은 캘리포니아의 살인적 물가와 집값, 교통체증 등에 대한 상당한 염증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다소 보수적인 사상을 가진 사람들은 지나치게(?) 진보적이고 개방적인 이동네가 문제가 있다고들 말하곤 했다. 여행 중 늘 이메일과 유선으로만 연락을 해서 꼭 한번 뵙고 싶었던 거래처 사장님도 만났는데, 그분도 캘리포니아가 앓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해 -높아만가는 범죄율, 한인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어려움 등을 포함-회의적으로 말씀하시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고 누릴 것이 많은 , 다른 말로 하자면 인프라가 잘 되어있고 연중 맑은 날씨에 30분만 운전해 나가면 멋진 해변가가 펼쳐지는 이 곳이 너무 좋다고 하신다. 그나마 서울에서 가까운 인천도 1시간 정도를 나가야하는데, 베버리힐즈에서 정말 30분도 안 걸리는 산타모니카를 내 손으로 운전해 달려보니 현지인들이 왜 이 곳의 매력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지 이해가 됐다.

미국에서는 호텔에 주차를 해도 주차비가 따로 나온다하여 (팁 수준때문에 열받은 한국인을 두번 뚜껑열리게 하는 사실) 물가가 비싼 LA에서는 스스로도 마땅찮은 결론이었지만 LA 다운타운에 위치한 한인타운 한인민박에 머물기로 했다. 마당에 주차공간이 있어서 무료주차가 된다는 장점을 본 것이다. 미국에서 가장 미국적인것을 보는것이 현명하지 않나 싶었는데 한인민박에서 한국인 특유의 정감있는 한국사장님을 만나 체크인하고 주변 가이드를 한국어로 듣는데 그렇게 반갑고 좋을수가 없었다. LA의 범죄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어서 7시 넘어 밖에 나가면 죽는줄(?) 알았는데 ㅎㅎ 걸어다녀도 아무렇지 않다고 번화가에 한식당들도 너무 잘되어있다는 현지인 증언에 용기내어 밤거리를 걸어보았다. 미국에서 밤에 뚜벅이로 걸어본건 최초였는데, 다소 낯설거나 무섭게 느껴지는 부랑자들을 제외하면 갑자기 누가 총을 쏘고 -이런 상상속의 LA는 아니었다. 그냥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인게다. 아무튼 저녁에 나가 오랜 미국식 식사에 지친 입맛을 떡볶이로 달래주고 저녁에는 촌스럽지만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을 핥으며 집에 왔다.

다음 날 친구는 허리가 아파 근처 한의원을 소개 받아 다녀왔는데 원장님 왈, 한인타운에서 일하면 하루에 Thank you 정도만 영어를 쓰고도 생활이 가능하다고 하셨다. 한인타운에서 사업 운영하는데 고객으로서 한국인이 전부여도 사업이 영위되는만큼 큰 커뮤니티인것이다. 일부러 친구 치료 받는 동안 street을 block마다 구석구석 돌아다녔는데 정말 많고 다양한 한인기업들이 생존해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양장점, 부동산, 치과 , 청소업체 등 다양한 업을 영위하고 있는 사장님들의 얼굴을 그려보니 갑자기 LA아리랑 시트콤 생각도 나면서 이민 1세대들이 이 곳에 와 자린고비 성공을 이루는데 얼마나 많은 설움과 노고, 시행착오가 이 길에 녹았을까 하는 갑자기 뭉클한 생각이 들었다. 해외에 나가면 그렇게 흔한 차이나타운을 지겨워했던 내가 국민들의 동포애가 얼마나 대단한것인지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그 동포애라는 것은 생각보다 아름다운 감정이라는 것..

한인타운 근처의 Street- 보행자는 길을 건너려면 보행자 버튼을 눌러야한다. 안그러면 영영 서있을지도ㅎㅎ

빡빡한 일정과 허리아픈 친구 때문에 무리한 일정을 잡을 수 없었기에 다운타운을 몇 시간동안만 본 게 전부였고 그래도 아쉬운 마음에 캘리포니아 해변은 봐야지 하고 다녀온 산타모니카의 석양은 정말로 이번 여행의 피날레를 장식할만한 가치가 충분했다.

LA다운타운 시내에서 20-30분 Drive거리에 있는 산타모니카이 석양!!

또 최고로 성공한 프렌차이즈 중 하나인 칙필레(CHICK FIL A)를 마지막 저녁으로 먹은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미국은 자고로 저렴한 가격에 쇼핑을 즐길 수 있다는 아울렛 쇼핑이 클라이맥스라 말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생각해보면 크게 미련은 남지 않았다. 첫 미국 방문 때 출장중임에도 아울렛에서 쇼핑을 했었고 피 같은 $200을 소매치기 당한 사건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혹은 나만 발견한게 아니지만 나만 아는 것 같은 ROSS라는 저렴한 브랜드 의류 판매 프렌차이즈 샵을 찾아 이미 수두룩한 셔츠를 샀기 떄문인지도 모르겠다. 언제나 미국은 긴 비행시간 때문에 방문이 망설여지는 곳이었는데 막상 저녁 8시 출발 비행기를 타고 가서 현지에서도 밤에 출발하여 새벽에 입국하는 일정을 소화하고 나니 5일정도 휴가를 내고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곳 아닌가 생각이 든다. LA정도는 그렇게 온다고 해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곳임에 분명하다.

선사 (Shipping Company)의 인프라횡포와 그 불친절에 대하여

포워딩 15년, 지독히도 변하지 않는 것들 – 선사의 불친절함에 대하여

포워딩 15년차. 오래달리기를 하는 사람으로서 지난 오랜 세월 동안 많은 부분들이 전산화되고 paperless가 상용화된 업계의 발전을 지켜보는 일은 자못 즐거운 일이다. 그러나 지독히도 변하지 않는 몇 가지가 있다면 그 중 하나가 바로 선사들의 불친절함이다. (갑질이라는 자극적인 표현을 썼다 지웠다했지만 노골적으로 말하면 갑질에 가까운 불친절함이다.)한국에 본사를 둔 회사들은 대부분 한국적인 정서와 코드가 맞아 이용하기가 편한데 사실 미주, 구주까지 커버하는 원양선사 중 국적선사는 한진해운이 사라진 이후 HMM이 유일한데 점점 그들도 대형외국계 선사를 닮아가는 형국이다.

인프라와 시스템을 가진자와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자

선사와 포워더 (때로는 화주)의 관계가 바로 시스템을 가진자와 사용자의 관계이다. 어차피 운임이 비슷하고 서비스가 비슷하다면 내 입맛에 맞는 선사를 골라 쓸 수 있다. 하지만 고객사들이 동남아시아 그 이상 거리의 국가와 수출입을 한다면 외국계 선사를 부득이 이용해야하는 경우가 있다. 최근 10년 사이 업계는 많은 변화가 생겨 과거 EMAIL과 전화로 처리하던 수많은 일들을 거의 자사 홈페이지 내지 플랫폼에서 처리하고 있다. 문제는 회사마다 컨셉과 브랜딩, 마케팅 방식이 다 다르니 유저들은 단순히 Email을 쓰면 해결되던일을 웹사이트 사용법을 시행착오를 거쳐 숙지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2017년부터 대형선사들이 도입한 캔슬피는 현재 보편화되어 당장 시스템 숙지 미숙은 금전적인 손해로 이어지기도 한다. 전통적으로 마진율이 그다지 높지 않은 물류 환경을 생각하면 비용 문제는 예민할 수 밖에 없다.

견적자동화와 엄격한 책임제도

2017년부터 MAERSK 와 CMA 등 대형선사들은 시범적으로 CANCEL FEE를 도입했다고 한다. 과거 해운업계에서 캔슬피는 영업적 장애물이 될 수 있었고 이는 정을 중시하는(?) 한국인의 정서에 맞지 않았기에 과연 성공적으로 정착할지 의구심들도 있었다. 그러나 현재 해운시장 현황은 물류적 , 전산적 인프라를 모두 갖춘 글로벌 선사들이 그들의 시스템으로 편입되는 고객사들의 휴먼에러를 이용해 때로는 과하고 부당해보이는 수준의 이득을 취하고 있는 것 같다. 선박회사 업계에서도 빈익빈 부익부가 명확해진다고 해야할까? 강자들은 충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계속 확장일로를 가는가 하면 그러지 못하는 중소 선사들은 점점 경쟁에서 뒤쳐지는 느낌이다. 특정 모선의 예약현황을 유저에게 공개 하지 않는 방식과 달리 오늘날의 예약제도는 유저가 직접 가능한 스케줄 현황을 조회하고 요청할 수 있는 구조다. 운임까지도 영업사원에게 별도 문의가 필요없이 시스템에서 자동 파일링 되는 경우가 많다. 운임 자동오퍼 시스템에 유입을 위해서라도 영업사원이 직접 제시하는 운임보다 낮은 수준으로 설정해놓은 경우도 많다.

제한된 재량과 이기적인 불친절함

이러한 시장에서 영업사원들은 사실 큰 역량발휘를 하지 못한다. 선사들은 점점 영업사원 개인의 역랑에 의존하기보다는 회사 자체 시스템내에서 영업관리를 하고 싶어한다. 그러다보니 외국이 본사인 외국계선사들은 유저들의 어떤 경우에도 메뉴얼대로만 처리할 수 있고 특이사항과 난도있는 문제가 발생하면 처리방침을 확인하는데도 시간이 오래걸릴 수 밖에 없다. 내가 선사에서 일해본적은 없으니 정확히 선사의 업무강도가 어떤지 알 수는 없지만 참 이상하리만큼 선사직원들은 친절한 사람 찾기가 어렵다. 저자세가 필수인 영업사원들만 ‘오래가지 않을’ 사교성을 보인다. 선사 직원들 입장에서는 플랫폼에 대한 이용법이 다 공지되어있고 늘 비슷한 문의를 받으니 지치고 질릴 노릇이긴 하나, 이용이 처음이거나 생소한 유저들의 입장을 한 번만 이해한다면 최소 친절할 수는 있지 않을까? 유럽계 선사들은 이미 전화응대를 최소화 한지 오래다. 기본적으로 전화번호 찾기가 어렵고 모든 문의용 메일로 보내고, 자동으로 CASE가 생성되어 그것에 1회성 답변을 해주는 형태이다. 특정인이 지정되어 한 사안을 처리하는것이 아니고 CASE별로 사람이 지정되다 질문이 여러 번 되어야 하는 (즉, 케이스를 여러 번 이슈 해야 하는) 건 들은 수차례 응답자가 바뀌는 촌극이 일어난다. 그러한 과정에서 선사직원들은 진절머리 나도록 불친절하고 성의가 없다.

직업적 자긍심과 즐거움을 갉아먹는 요소

우리끼리 늘 하는 소리가 있다. ‘걔네 AI잖아’ , ‘한국말을 하는데 한국어가 아니야 ㅎㅎ’. 실제 상담원들이 한국말을 하는 외국인인 경우도 많아 소통이 비효율적이거나 아예 불가한경우가 부지기수이다. 그러다가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해 폭발하여 서면으로 인프라 조폭과 말다툼을 하고 나면 기분이 이만저만이 아니고 직업적 자긍심까지 떨어뜨린다는 느낌을 받는다. 타이틀만 영업사원이지 나가서 살벌한 영업세계에서 살아남을 면역력은 1도 없어보이는 영업사원들도 도처에 널렸다. 창의성과 유연성 친절함을 잃어버린 개인의 엄청난 후퇴를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처우가 좋은데 만족하고 회사다니는 사람들같다. 개인의 기지와 노력, 친절함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없는 구조안에서 사는 기분이 어떨지. 분명한건 인생을 살아갈 면역을 기르는데는 결코 좋은 환경은 아니어보인다.

기계나 AI와 같은 MAERSK의 고객센터와 무의미한 이메일 맹공을 주고받다가 이런 글까지 쓰게되었는데 , 사실 괜히 큰 회사들은 아니므로 분명히 배울점은 많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수년간 잃어버린 친절함에 대해서는 세계 1위 자리를 다투는 기업이라면 다시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

외국계 은행 해외 계좌가 갑자기 거래에 lock이 걸리다!

해외지점에서 연락이 왔다. 갑자기 잘 되던 외국계은행(은행명은 여러가지 이유로 비공개 ㅎㅎ) 계좌의 인터넷 뱅킹에 홀드가 걸렸고, 예금주인 대표이사만이 본인인증 후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기업 간의 거래에 대한 이체이니 몇 만 불 단위로 작은 금액이 아니었는데 어떠한 경고나 안내도 없이 이렇게 갑자기 lock을 거는 이유가 무엇일까? 잘못한 것도 없는데 뭔가 해당국가 금융당국의 검열(?)에 걸려든 것인가 실무자들조차 별 망상이 다 든다.

업무 대리인 권한의 한계 – “저 직원이라고요…”

지점 직원은 언제나 처럼 실무적으로 그래 왔듯 본인을 직원이라 설명하고 자기 선에서 해결을 해보려고 했다. 그러나 해당 은행은 심플하게라도 문제의 원인을 포함한 어떤 홀딩에 관한 정보에 대해서 대표이사 본인이 아닌 제 3자에게 제공할 수 없다고 오프라인 방문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이 국가도 아니고 이건 좀 과한게 아닌가 차차 불쾌하기까지 했다. 대표이사가 고령에 건강이 좋지 않아 해외 출장이 어렵다고 간곡히 부탁을 하니, 그렇다면 한국지점에 방문해보라고 한다. 통화나 ZOOM같은 화상 전화를 통해 본인 인증을 해도 되겠냐는 말에 요즘에는 AI와 딥페이크 등 기술을 이용한 사기가 너무 많아 어렵단다. 그것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긴 하다.

무작정 은행을 방문하다

해당 은행은 한국에 지점이 단 하나라고. 정말 놀랐다. 대표이사를 동행하고 은행에 방문했는데 건물 자체가 해당 은행 소유인데 층마다 꽤 많은 직원들이 일하고 있는 것 같다. 점심식사 때라 직원들은 ID카드를 패용하고 바쁘게 왕래를 하고 로비 외 고층에 접근 가능한 중앙 엘리베이터는 Security의 삼엄한 경비 속에 엄격히 외부인의 접근이 차단된다.

외국계 은행

따로 고객 접수처 같은 것은 없고 1층에 개인금융서비스점이 있어 들어갔다. 상황을 설명하니 놀랍지도 않게 해외 계좌에 대해서 한국은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한다. 이런 사안을 처리할 RM( #RelationshipManager )이 별도로 없어서 아마 이것은 해외에서 처리 해야 할 것 이라며 미룬다. 외국에 모든 결정과 통제권이 있는 외국계 특유의 보수성, 소극성과 같은 부정적 성향이 친절을 연기하는 톤 아래 훤히 보인다. 이야기가 다시 원점으로 가는 느낌이다. 해외에서는 서울 지점을 가라했는데, 서울지점에서는 다시 해외 고객센터로 연락하라니. 역시 큰 기대 하지 않는게 좋았나 싶지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고객을 이렇게 번거롭게 , 일방적인 내규에 따라 불편을 끼쳐도 되는지 약이 오른다. 더운 날씨에 동석한 대표이사 눈치도 이만저만이 아니고. 다시 해외 지점에 연락해서 다시 서비스 센터에 한국에 특정 담당자 지정을 요청해보라고 했다. 그 사이 근처 식당과 커피숍에서 적당히 좋은 방안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긴장된 시간을 보냈다.

서비스 센터를 통한 유선 신분확인

다행히 지점에서는 어차피 계좌 귀속자체가 한국이 아닌 이상 더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워 hotline 전화연결로 본인인증만 되면 유선으로 이 홀드해제가 가능할 것 같다고 연락이 왔다. 헛걸음을 한 것도 열받는데 주차비만 15,000원. 해당 건물 점심시간 겹쳐서 인증도 못 받고, 아무리 법인돈이라지만 화가 치밀어 올랐다. 대표이사가 실무적인 숫자나 상세한 내용을 꿰고 있는 것은 아니니 적당히 자료를 준비해서 대표이사실에서 현지 통화를 통해 해결해보기로.

(오늘만) 비서인데 제가 번역을 해도 안되나요?

제목대로 hotline과 연결되고 내가 물은 첫 질문이다. 해외 계좌 소유자지만 언어로 소통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합리적으로 설득을 해보려 했지만 3rd party에게는 무조건 이런 경우 본인과 해야 한다고 한다. 등록된 개인 이멜로 상황정리해서 보내주면 되는것 아니냐니 무조건 이거는 유선 통화로 응대해야 한다고 고집이다. 수월한 소통을 위해 영어로 천천히 말해줄 수도 있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대표 이사님이 영어 까막눈은 아니시니 조심히 상황 설명 드리고 홀로 통화 하시게 하고 나왔다. 생각보다 수월하게 흘러가는 듯한 대화, 그리고 급하게 손짓을 하시는데 여러가지 확인 중, 송금하려던 외화 현재 기준 잔액을 알고 있느냐는 훅들어온 질문. (아무리 대표이사가 예금주라도 이걸 누가 알고있을까 ㅋㅋㅋ) 바로 회계 직원과 연결하여 금액 확인하고 불러주고 여러가지 추가로 물어보더니 finally 계좌가 5-10분 후 정상화 될거라고 한다. 처음에는 단호하게 1:1 통화만 가능했다고 하지만 내가 옆에서 소근거리는거 다 듣고도 모른 척 해준 인간미도 발휘한 상담원 ㅋㅋ고맙다! 나도 몰래 대표이사님께 엄지 척 칭찬을 해드렸다.

Scam에 대처하는 은행들의 올바른 자세

나중에 후반부에 직접 대표이사와 은행 통화 내용을 들어본 바, 내용의 핵심은 알고 보니 요즘 Fraud, scam 같은 송금에 대한 사기가 너무 판쳐 아마 은행에서 경험한 여러 사기케이스에 해당하는게 아닌지 꽤 많은 질문을 하는 것이었다. 새로운 사업 제안, 사내 직원의 횡령시도, 사기계좌로의 송금 등 여러가지 뉴스에서나 보게 되는 그런 케이스에 해당하는지 의심하고 은행은 사전 통지도 없이 hold를 강력하게 걸은것이다.  다 듣고 보니 오히려 은행에 신뢰가 올라가기도 하고 다행히 유선으로 해결이 되었지만 하마터면 비싼 비행기표 끊어 출장을 갈 뻔 한 대표님. 족히 100만원도 더 쓸 뻔한 것이다. 지사의 직원은 다소의 무력감과 불쾌감을 느끼며 어떻게 경고도 없이 이럴수가 있냐고 분통 터뜨린다. 화가 난 그녀에게 은행은 당연히 예금주를 가장 신뢰하고 존중하는거 아니겠냐며 아름다운 결말을 지었다. 나의 상사도 해당은행이 나까무라는 아니네 라고 칭찬으로 마무리 하셨지만, 아무튼 오늘도 이렇게 금융에 대해 하나 배웠다.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교보문고에서 도서 구입하기 – 완전 비추입니다.

유류할증료를 따로 부담해야하지만 그래도 공짜로 여행 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 마일리지항공권. 그 중 우리나라 대표 항공사 대한항공의 마일리지로 책을 구입해본 후기다.

대한항공마일리지 적립방법

1)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적립하는 방법은 대한항공을 탑승하여 그 이력으로 마일리지를 쌓기 2) 제휴 신용카드사를 이용하여 이용금액만큼 매월 포인트 적립받기의 두가지 방식이 있다. 매월 적립되는 후자가 은근 쏠쏠한 적립방식이다. 여행거리별 공제 마일리지가 다른데 탑승으로 쌓은 마일리지가 애매할 경우 매월 조금씩 쌓다 보면 (신용카드 사용액에 비례하여 몇 백 마일리지 정도 매월 쌓을 수 있다.) 무료 항공권 1개를 얻을 수 있으니 좋은 마일리지적립의 보완 방식이라 하겠다.

대한항공 마일리지 사용법

마일리지 사용처는 다양하다.
마일리지항공권 구입, 좌석승급, 초과 수화물 구입, 라운지 구입, 제휴항공사 항공권 구입. 아무래도 가장 흔하게 마일리지 항공권을 구입하고자 하지만 마일리지 항공권 할당좌석은 언제나 빨리 매진되어서 특히 성수기 때는 마일리지 사용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기타 사용처보다는 역시 항공권으로 이용하는 것이 가장 실익이 좋은 방법이라고 확신한다.

대한항공 마일리지 유효기간

보통 10년이니 사실 꽤 오랫동안 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세월이 빠르고 연에 수차례를 드나들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생각보다 유효 기간이 빨리 온다.
참고자료:  (아래) 대한항공 홈페이지


– 스카이패스 마일리지의 유효기간은 10년입니다.
 – 적립 후 10년이 되는 해의 12월 31일(한국시각 기준)까지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탑승 마일리지는 탑승일 기준, 제휴 마일리지는 적립일 기준 10년의 유효기간이 적용됩니다.
 – 2008년 6월 30일 이전에 적립하신 마일리지는 유효 기간없이 평생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마일리지 공제 시 유효기간이 짧게 남아 있는 마일리지부터 공제됩니다.  – 유효기간 내 사용하지 않은 마일리지는 이월되지 않고 소멸됩니다.
 – 마일리지 유효기간 이전까지 마일리지를 공제해야 소멸되지 않습니다. (마일리지 항공권 탑승일 및 바우처 쿠폰 사용일과 무관)

대한항공 마일리지 기타 사용처

마일리지몰, KAL 스토어, FOOD & BEVERAGE , 호텔, 라이프(교보문고 이마트 네이버멤버십), 투어입장권 기내면세점 등의 카테고리에서 이용할 수 있다.

대한항공마일리지로 교보문고에서 책구입하기 (출처: 대한항공 홈페이지)

  • 1,400마일 차감하여 10,000원 도서 바우처를 발급할 수 있습니다.
    (1장씩 발급 가능 / 유효기간: 발급일로부터 1달)
  • 온라인 교보문고에서만 사용 가능합니다.
  • 도서, eBook, 음반 구매 시 사용할 수 있으며, 주문 건당 1장의 바우처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자세한 내용은 교보문고 홈페이지를 확인해 주세요.
    * 바우처의 유효기간은 발급 후 1달까지로 유효기간 내에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대한항공마일리지 교보문고 솔직후기

국내선 비수기 왕복이 10,000 마일리지인데, 제주도 기준으로 원화로 10만원보다는 비쌀 터. 14,000 마일리지가 10만원의 가치라고 치면 일단 좀 손해 보는 느낌이 난다. 게다가 , 주문 건 당 1장의 바우처를 사용해야하고, 구매 후 딱 한 달 간이 유효기간이다. 특히 더 골때리는건 기타 다른 할인 쿠폰을 중복해서 쓸 수 가 없는 구조다.

대한항공바우처시리얼넘버적용예시
대한항공바우처사용주의사항

책들이 기본 만원보다 이상이니, 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은 무조건 내 비용 부담이 들어가니 바우처 만큼 공짜로 책을 얻는게 아니라 내 소비가 필수적으로 필요한 상황. 게다가 특정 금액이상의 무료배송조건 때문에 결국 바우처떄문에 돈을 꽤 쓰게 된다. 이마트, 네이버맴버십도 비슷한 맥락에서 실익이 훨씬 항공권 구입보다 떨어진다는 결론이다. 그러니 마일리지로는 그냥,

[만들면서 배우는 워드프레스] 로 블로그 개설해본 후기

워드프레스 입문자, 책을 구입하다.

네이버블로그, 유투브는 그야말로 정보의 홍수상태. 아무리 능력있고 신뢰할만한 유투버들이 넘쳐난다지만 내가 찾고자 하는 정보를 제대로 안내해주는 블로거, 유투버를 찾는것은 꽤 어려운 일이다.
실제로 얼마의 기간 동안 워드프레스 초보자 튜토리얼을 유투브에서 찾아보고 느낀 것은 몇몇 유투버들이 블로그 수익으로 얻는 수익을 과장하는 내용의 영상으로 영상 자체의 바이럴, 레퍼럴을 통한 수익을 내고 있다는 불신섞인 반응들이 많다는 것이다. 도메인, 서버설치의 초기단계부터 이러한 의심을 가지고 신뢰할만한 정보를 골라야 한다는 것이 상당한 피곤함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조금 느릴지라도 나름의 검수과정을 거치는 책을 정보의 소스로 믿는 편인데 현실적으로 정보 유효성의 수명이 점점 짧아지니 이마저도 한계는 뚜렷해보인다. 지금 이 사이트를 열기까지 그래도 나름 도움이 되었던 책에 대한 간략한 후기를 써 본다.

책소개

제목은 <만들면서 배우는 워드프레스> – 박현우 지음 /한빛미디어.
2024년 2월에 전면개정판을 냈으니 비교적 최신참고자료가 될 것 같아 구입했다. 사실 욕심에는 개설, 디자인 등 기본적 정보외에 수익화에 대한 팁까지도 크게 기대했으나 보통의 software 사용법에 대한 책들처럼 이용 메뉴얼느낌이 훨씬 강하다. 그래도 대소챕터마다 메뉴얼식의 전개에 앞서 도움이 될 배경지식을 써주셨기때문에 나같이 초보들이 마음을 급하게 먹지 않고 기본배경지식도 같이 쌓아간다는 느낌으로 참고하기에는 그래도 충분히 가치있는 참고서라고 생각이 된다. 특히 [Chapter 01. 처음만나는 워드프레스]를 통해 내가 지금 하고자하는 워드프레스가 시장에서 어떤 가치가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다만 책은 워드프레스 6.3버전 기준이고 24년 7월인 현재 벌써 최신버전은 6.6으로 보인다. (별 차이 없다고해도 생초보자에게 조금의 차이가 상당한 혼란을 야기한다 ㅋㅋ 개인의 이해도와 창의성이 적응에 필요한 이유이다.)

도메인과 호스팅

유투브에도 보면 정말 다양한 도메인/호스팅 구입 가이드라인이 있는데, 이 책에서는 도메인의 경우 가비아/닷홈/카페24 서비스를 소개하며 가격비교를 해주고 호스팅은 소위 국민호스팅이라는 카페24로 실습을 진행한다. 책에서도 미리 말했다시피 가격은 출판시점 기준이니 당연히 표시된 가격보다는 높았고 나 역시 닷홈에서 쿠폰적용받아서 1년 14,000원 정도에 도메인을 구입했다. 어떤 유투버들은 호스팅을 특정 외국사이트에서 구입하는게 저렴하고 나중에 데이터 이전에도 용이하다(?)며 추천하기도 했는데 일단 내가 그 말을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의 이해도를 가지고 있고 꽤 많은 분들이 입문자는 그냥 남들이 많이 하는사이트에서 최소 비용으로 해보면 된다고 하여 그리 하기로 했다.

워드프레스 메뉴적응기

일단 설치는 했는데 사실 두번째 난관은 도대체 개념정립이 안된다는 것이었다. 페이지, 디자인, 테마, 플러그인,푸터, 헤더, 블록편집기, 클래식편집기 등 무엇인지 직관적인 느낌은 오지만 내가 하나하나 실행해보지 않으면 모르겠는 것들 투성이었다. 메뉴마다 더듬더듬 실행해보고 시행착오를 거칠 수 밖에.. 테마를 이것저것 적용해보기도 했는데, 테마 템플릿 적용을 했더니 사이트로고며 인물사진 문구들이 템플릿 그대로 내 도메인에 반영이 되어버려서 황급히 고치느라 혼났고 그마저도 블록 별 편집 방식을 이해하지못해 (특히 FOOTER 부분이 자꾸 안고쳐져서 ) 며칠 간 우스꽝스러운 웹사이트로 존재했다. 그래서 초기화 플러그인을 설치하여 초기화까지 경험..ㅎㅎ(나름 탐험기같고 재밌다.) 초기화 후 가장 심플한 테마를 적용하여 현재의 담백한 모습에 이르게 된 것이다. 내가 제일 황당했던 부분은 메뉴에 관한 메뉴얼에 한글로 ‘외모’라고 표현된 부분인데, 알고보니 APPEARANCE 에 대한 해석이고 이것은 디자인을 말하는 것이었다. 즉 웹사이트를 꾸미는 기능에 대한 상위메뉴인 것이다. 역시 외국프로그램은 차라리 영어서비스가 훨씬 이해에는 쉬울지도 모르겠다.

보안플러그인

책에는 해커들이 판치는 세상이라 사이트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플러그인 설치를 해서 보안을 강화하고 관리자메뉴를 들어갈 수 있는 기본설정 URL을 변경하는 메뉴얼이 있는데 아무리 찾아도 iThemes Security라는 플러그인이 안보이는 것이다. 알고보니 그사이 해당 플러그인도 Solid Security로 서비스 이름을 변경한것이다. 그러다보니 책에 안내된 메뉴얼 자체가 다를 수 밖에없고 메뉴얼 배치와 구성 자체가 꽤 많이 달라져서 이 역시 나의 직감을 믿고 하라는대로 해보는 수 밖에 없었다. 당연지사 코어정보는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어렵지 않게 관리자메뉴 URL도 변경할 수 있었다.

블로그 그 이상의 의미

코딩을 배운 사람이 아니어도 누구나 쉽게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이 워드프레스를 처음 사용해 본 것 만으로 성취감이 엄청나다. 사실 워드프레스는 글로서 수익을 창출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관심있고 나 역시 그것이 첫 동기였지만, 하다못해 워드프레스만 잘 다뤄도 홈페이지 개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 또한 나의 작은 ‘기술’이 되었다는 점이 의미있다. 즐거운 마음으로 공부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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