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캘리포니아와 LA 한인타운

LA, San Francisco와 같은 대도시를 포함하여 아름다운 해변도시를 자랑하는 캘리포니아. California Dreaming이라는 노래를 떠올리면 다소 쓸쓸한 느낌도 들지만 , 역시 캘리포니아는 눈부시도록 맑은 하늘과 멋진 해변 연중 온화한 날씨가 떠오른다. 국외 첫 여행을 유럽으로 끊고 호주, 동남아를 다녀온 후 제법 해외여행의 물이 좀 든 후에 미국에 첫 발을 디딘 것은 2017년 LA지점 출장 때였다. 미국 출장이 설레면서도 막상 일을 하러 온 일정이니 주말을 이용해 샌프란시스코와 그 안의 소살리토(명백히 첨밀밀3의 추억때문)를 다녀온 주말여행을 제외하고는 크게 인상깊은 기억은 없었다. 내가 좋아했던 헐리우드 영화의 단골배경은 언제나 샌프란시스코였으므로 금문교를 보고 소원을 풀어서였을까, 미국은 언제나 내 여행희망지의 후순위였다. 그렇게 미루고미루던 미국여행을 마음먹고 하게 된 것은 태산이 되어버린 나의 티끌마일리지 유효기간의 도움이 있었고 결정적으로 자기 표현의 ‘뉴멕시코 촌구석’에 사는 친구를 보기 위해서였다. 수식어는 촌구석이지만 광활한 자연을 배경으로 멋진 사람들과 귀여운 개들과 제법 삶을 멋드러지게 사는 자기 삶을 꼭 보여주고싶어했다. 여성으로선 드문 직업인 파일럿인 그녀가 평소 flight instructor로서 타는 작은 경비행기를 태워주고 싶다는 수요없는 공급도 있었다. 그래서 이번 여행자체는 10여일간의 일정 중 거의 뉴멕시코와 애리조나주에서 대부분을 보내고 캘리포니아는 출국 일정 마지막 이틀정도를 보내는 것이 다였다. 분명히 인상깊은것들은 미서부 내륙여행이었지만 (이부분들은 나중에 포스팅을 또 하겠지만) 글로 표현해내기에 넘치는 것들은 역시 캘리포니아에서의 기억들인것 같다.

LA 다운타운의 여행객으로 가득한 거리 (명예의 전당 근처)
야자수와 고급샵과 차량이 많은 배버리힐스 근처

산에 걸린 헐리우드 간판, 명예의 전당에 찍힌 배우들의 손, 귀여운 여인의 촬영지였던 베버리힐스를 내 눈으로 보고 내 코로 맡을 수 있는 L.A.는 그야말로 흥분의 도가니였다.

미서부 내륙사람들은 캘리포니아의 살인적 물가와 집값, 교통체증 등에 대한 상당한 염증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다소 보수적인 사상을 가진 사람들은 지나치게(?) 진보적이고 개방적인 이동네가 문제가 있다고들 말하곤 했다. 여행 중 늘 이메일과 유선으로만 연락을 해서 꼭 한번 뵙고 싶었던 거래처 사장님도 만났는데, 그분도 캘리포니아가 앓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해 -높아만가는 범죄율, 한인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어려움 등을 포함-회의적으로 말씀하시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고 누릴 것이 많은 , 다른 말로 하자면 인프라가 잘 되어있고 연중 맑은 날씨에 30분만 운전해 나가면 멋진 해변가가 펼쳐지는 이 곳이 너무 좋다고 하신다. 그나마 서울에서 가까운 인천도 1시간 정도를 나가야하는데, 베버리힐즈에서 정말 30분도 안 걸리는 산타모니카를 내 손으로 운전해 달려보니 현지인들이 왜 이 곳의 매력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지 이해가 됐다.

미국에서는 호텔에 주차를 해도 주차비가 따로 나온다하여 (팁 수준때문에 열받은 한국인을 두번 뚜껑열리게 하는 사실) 물가가 비싼 LA에서는 스스로도 마땅찮은 결론이었지만 LA 다운타운에 위치한 한인타운 한인민박에 머물기로 했다. 마당에 주차공간이 있어서 무료주차가 된다는 장점을 본 것이다. 미국에서 가장 미국적인것을 보는것이 현명하지 않나 싶었는데 한인민박에서 한국인 특유의 정감있는 한국사장님을 만나 체크인하고 주변 가이드를 한국어로 듣는데 그렇게 반갑고 좋을수가 없었다. LA의 범죄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어서 7시 넘어 밖에 나가면 죽는줄(?) 알았는데 ㅎㅎ 걸어다녀도 아무렇지 않다고 번화가에 한식당들도 너무 잘되어있다는 현지인 증언에 용기내어 밤거리를 걸어보았다. 미국에서 밤에 뚜벅이로 걸어본건 최초였는데, 다소 낯설거나 무섭게 느껴지는 부랑자들을 제외하면 갑자기 누가 총을 쏘고 -이런 상상속의 LA는 아니었다. 그냥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인게다. 아무튼 저녁에 나가 오랜 미국식 식사에 지친 입맛을 떡볶이로 달래주고 저녁에는 촌스럽지만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을 핥으며 집에 왔다.

다음 날 친구는 허리가 아파 근처 한의원을 소개 받아 다녀왔는데 원장님 왈, 한인타운에서 일하면 하루에 Thank you 정도만 영어를 쓰고도 생활이 가능하다고 하셨다. 한인타운에서 사업 운영하는데 고객으로서 한국인이 전부여도 사업이 영위되는만큼 큰 커뮤니티인것이다. 일부러 친구 치료 받는 동안 street을 block마다 구석구석 돌아다녔는데 정말 많고 다양한 한인기업들이 생존해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양장점, 부동산, 치과 , 청소업체 등 다양한 업을 영위하고 있는 사장님들의 얼굴을 그려보니 갑자기 LA아리랑 시트콤 생각도 나면서 이민 1세대들이 이 곳에 와 자린고비 성공을 이루는데 얼마나 많은 설움과 노고, 시행착오가 이 길에 녹았을까 하는 갑자기 뭉클한 생각이 들었다. 해외에 나가면 그렇게 흔한 차이나타운을 지겨워했던 내가 국민들의 동포애가 얼마나 대단한것인지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그 동포애라는 것은 생각보다 아름다운 감정이라는 것..

한인타운 근처의 Street- 보행자는 길을 건너려면 보행자 버튼을 눌러야한다. 안그러면 영영 서있을지도ㅎㅎ

빡빡한 일정과 허리아픈 친구 때문에 무리한 일정을 잡을 수 없었기에 다운타운을 몇 시간동안만 본 게 전부였고 그래도 아쉬운 마음에 캘리포니아 해변은 봐야지 하고 다녀온 산타모니카의 석양은 정말로 이번 여행의 피날레를 장식할만한 가치가 충분했다.

LA다운타운 시내에서 20-30분 Drive거리에 있는 산타모니카이 석양!!

또 최고로 성공한 프렌차이즈 중 하나인 칙필레(CHICK FIL A)를 마지막 저녁으로 먹은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미국은 자고로 저렴한 가격에 쇼핑을 즐길 수 있다는 아울렛 쇼핑이 클라이맥스라 말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생각해보면 크게 미련은 남지 않았다. 첫 미국 방문 때 출장중임에도 아울렛에서 쇼핑을 했었고 피 같은 $200을 소매치기 당한 사건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혹은 나만 발견한게 아니지만 나만 아는 것 같은 ROSS라는 저렴한 브랜드 의류 판매 프렌차이즈 샵을 찾아 이미 수두룩한 셔츠를 샀기 떄문인지도 모르겠다. 언제나 미국은 긴 비행시간 때문에 방문이 망설여지는 곳이었는데 막상 저녁 8시 출발 비행기를 타고 가서 현지에서도 밤에 출발하여 새벽에 입국하는 일정을 소화하고 나니 5일정도 휴가를 내고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곳 아닌가 생각이 든다. LA정도는 그렇게 온다고 해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곳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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